중국공산당원이자 북경대학교 외국어대학 조선(한국)언어문화학부 교수이신 안병호(安炳浩) 선생님께서 2019년 3월 8일 새벽에 북경에서 숙환으로 별세하셨습니다(향년90세).

안병호 선생님께서는 1929년 1월 24일 헤이룽장성(黑龙江省) 무단장시(牡丹江市)에서 태어나셨고 1946년에 공산당 혁명 활동에 참여하셨습니다. 1952년 7월부터 1956년 7월까지 연변대학교 조선어학부에서 공부하신 후, 1956년 8월부터 1960년 12월까지 김일성종합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셨습니다. 1961년에 북경대학교 동방어과에 부임하시고 1984년에 김일성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그리고 1996년에 북경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하셨습니다. 안병호 선생님께서는 북경대학교 원 동방어과 조선어 연구실 주임, 조선문화연구소 부소장, 중국조선어학회 부회장, 국제고려학회 부회장, 중국한국(조선)어교육연구학회 회장, 일본오사카경제법과대학 초빙 교수, 그리고 중국 표준화위원회 위원 등의 직무를 역임하셨습니다.

안병호 선생님께서는 한평생을 조선(한국)어 교육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셨고 퇴직하신 후에도 2009년까지 조선(한국)어 교육 활동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오랫동안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기초 교육을 담당해 오셨고, 수업할 때에도 책임감을 갖고 엄밀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진행하셨습니다. 학술 기반이 든든하시고 강의가 열정적이어서 학생에게 호평을 많이 받으셨습니다. 또한 88세까지 매년 조선언어학 전공의 석사, 박사생들의 졸업 논문 답변에 참여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표준한국어>, <한국어 중급 교과 과정>등 교과서의 편집장을 맡으시며 중국 조선(한국)어 학과 교육의 발전, 인재 양성 그리고 교과서 편찬에 기여한 바가 크십니다.

안병호 선생님께서는 조선(한국)어학연구 분야에서 널리 인정받는 학자이시고 학문이 엄격하고 성과가 풍성하여 학술연구로 국내외에서 심대한 영향을 끼치셨습니다. 또한 조선(한국)어에 능통하실 뿐만 아니라 일본어, 몽골어, 만주어, 러시아어에까지 통달하셨습니다. 오랫동안 난이도가 높은 알타이어족에 관한 종합조사, 학술연구 및 조선어 어학적 연구에 종사해 오셨고 고대 조선어, 방어학, 조선반도 남북한언어비교, 동양언어비교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셨습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 국제 학술 회의에 참석하여 논문을 발표한 바가 있으시며 <조선어발전사>, <조선한자음체계에 관한 연구>, <계림류사와 고려시기 조선어>, <중국조선족문화사대계(언어사)> 등 여러 저서를 출판하시고, 논문을 발표하셨는데, 이를 통해 국내외 학계의 높은 평가는 물론 중국의 조선(한국)어학 연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셨습니다. 퇴임한 후에도 지속적으로학문을 연마하고 글을 써 오셨습니다.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발전사> 를 출간하셨는데, 이 저서에는 선생님의 탄탄한 학문적 기초와 왕성한 창의력을 담겨 있으며 오늘날의 학자들로 하여금 경탄을 금할 수 없게 하셨습니다.

안병호 선생님께서는 공산당의 교육사업 및 학과건설과 발전에 주목하여 다양한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한국어교육연구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셨으며 국내 각 기구의 한국어 학과 간의 교류와 중국의 한국어 교육 사업의 발전에 탁월한 공적을 남겼습니다.

안병호 선생님께서 1992년에 “북경대학교우수교원”이라는 명예 칭호를 수여 받으시며 국무원에서 주는 정부 특별보조금을 지급 받게 되셨습니다. 2년이 지난 1994년에 “대한민국대통령상”을 수상하셨고, 나아가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북경대학교우수공산당원”으로 선정되셨습니다.

안병호 선생님은 조국에 사랑을, 당에 충성을, 교육 사업에 열정을 다하여, 북경대학교 조선어 전공의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중국의 조선(한국)어 전공의 인재 육성을 위하여 몸을 바쳐 오셨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명예와 이익에 무심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정직하고 자율적인 품성으로 타인의 사표가 되어 후진을 정성껏 보살피셨습니다. 평생의 정력을 교육 사업과 학술 연구에 쏟아 부으셨을 뿐만 아니라 고상한 품격으로 한 세대 또 한 세대의 후진에 영향을 끼치셔서 학생들과 국내외 같은 전공의 선후배들로부터 진심에서 우러나온 존경과 칭찬을 얻으셨습니다.

중국 조선(한국)어 학계에서 덕망이 높은 스승이자 선배이신 안병호 선생님의 풍모는 산처럼 높고 물처럼 끊임없이 존경받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모습과 고결한 인품은 영원히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며, 꾸준히 정진하는, 그리고 헌신적인 정신은 후배들이 나아가는 데 등대와 견인차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안병호 선생님께 삼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생전에 선생님께서 베풀어 주신 후의에 깊이 감사 드리며, 2019년 3월 1일 오전 8시 북경대학제3병원 영결식장(北京大学第三医院告别厅)에서 영결식을 거행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영결식에 참석하고자 하시는 분은 영결식장으로 직접 찾아오시면 됩니다.

북경대학교 외국어대학

2019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