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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아이들 언어발달 퇴보

“올해 아이들 언어 발달이 너무 느려서 교사들이 투명 마스크를 찾아 써야 할지 고민이에요….”

 충북 청주시 어린이집 이모 원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네 살짜리 원아들이 ‘이거’, ‘인형’, ‘할머니’와 같이 단어로만 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원래 세 살쯤 되면 두 단어를 이어서 간단한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모습은 어린이집 운영 21년 만에 처음 보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말을 배우려면 입 모양을 봐야 하는데 1년 넘게 교사들 눈만 보고 있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경기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은 10명 중 7명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동 발달에 악영향을 줬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도 68.1%가 코로나19로 인한 자녀의 발달 폐해를 느끼고 있었다.

 24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6일간 서울 경기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학부모 1451명을 설문조사(복수응답)했다. 그 결과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의 71.6%가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신체활동 기회 감소(77.0%)였다. 활동 자체가 줄다보니 대근육, 소근육이 제대로 발달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 때문에 언어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74.9%)는 응답과 함께 과도한 실내생활로 인해 스트레스 및 공격적 행동이 늘었다(63.75%)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유치원 교사는 “원하는 걸 들어주지 않으면 친구가 쌓아놓은 블록을 무너뜨리거나 울면서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늘었다”며 “보통 네다섯 살이 되면 대화로 해결하는 법을 아는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사회성이 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낯가림이나 또래 관계에서의 문제 발생이 증가했다’(55%)는 응답도 절반 이상이었다.

 학부모들 역시 전반적으로 교사들과 비슷한 문제점을 느끼고 있었다. 다만, 부모들은 교사들과 달리 ‘미디어 노출 시간 증가’(83.5%)를 코로나19의 가장 큰 악영향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아이들의 발달에 총체적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민수 전 광주교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언어를 배운다”며 “‘비대면 사회’가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쳤고, 이러다 보니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공격적 행동 등 사회성까지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