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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감염 뒤 '돌파폐렴' 급증,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꽉 찼다

   백신 효능 감소, 기온 하강 등의 여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돌파 감염자 중 폐렴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망률이 오르고, 병상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과 일반격리병상은 이달 중순 이미 꽉 찼다. 이달 1~17일 일반격리병상 12명 환자 중 5명, 중환자실 18명 중 11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확진된 돌파 감염자이다. 양쪽 병동의 돌파 감염자(16명) 중 14명이 폐렴으로 번졌다. 코로나19 입원환자 (30명)의 47%에 달한다. 이 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는 "이달 들어 돌파 감염자 중 폐렴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며 "이들을 '돌파 폐렴' 환자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돌파 폐렴 환자는 9월 거의 없었고, 10월 입원환자 47명 중 8명(17%)이었다.

   오 교수는 "고위험군이 돌파 폐렴에 걸려 악화하면 중환자실에 입원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게 되고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며 "이달 들어 사망자가 늘어난 게 돌파 폐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6개월이 안 지났으니 마스크를 안 쓰도 되고 감염돼도 중환자실에 안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리 쉽게 봐서는 안 된다"며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고, 백신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면 돌파 폐렴의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에도 돌파 폐렴이 크게 늘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현대병원의 경우 10월 25개 중환자 병상 입원환자(폐렴환자) 중 돌파 폐렴이 44%이었고, 이달 1~20일 69%로 늘었다. 이 병원 김부섭 원장은 "지난달까지는 확진자가 돌파 감염돼도 폐렴 같은 중증으로 덜 갔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6~8월 접종자 중 폐렴이 와서 엄청난 양의 산소(고유량 산소) 치료를 받거나 이걸로 안 돼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8월 말에는 전체 감염자의 11%가 60세 이상 고위험군이었나 지금은 36%에 달한다. 특히 돌파 감염 어르신이 늘어나 폐렴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사망 위험요인이 하나 더 늘었다"고 말했다. 3밀(밀폐·밀접·밀집) 환경 악화, 백신 효능 감소도 돌파 감염과 돌파 폐렴을 초래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이 접종 완료 이후에 일정기간 지나면 백신 효과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폐렴으로 진행할수록 중증으로 간다는 것이다. 화이자 등의 제약회사가 백신이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입원 비율을 막아준다고 했는데 그건 델타 변이가 나오기 전에 해당하는 얘기일뿐이다. 한국 상황과도 안 맞다"며 "지금은 백신이 막 뚫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겨울 영향도 있다. 방어력 많이 떨어지고 3밀 환경 조성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부스터샷(추가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명돈 교수는 "다음달 기온이 더 떨어지면 돌파 폐렴이 더 늘 것"이라며 "70,80대가 예방접종센터에 오기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보건소가 확진자 줄이기보다 '찾아가는 부스터샷'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회장은 "중환자실 병상이 한정돼 있으니 입원 대기자가 더 늘어날 것이다. 중환자실 입원·퇴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증환자 이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우림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