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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새통 선별진료소 "검체 폭주해 엉뚱한 사람에 결과 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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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어휴. 사람이 이렇게나 많아?”

9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만난 40대 시민 A씨의 말에는 짜증이 가득 섞여 있었다. 선별진료소 대기 줄은 보건소 건물 코너를 돌아 100m 넘게 이어졌고, 인도 밖까지 사람이 서 있었다. A씨는 “최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 회사에서 검사받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검사소마다 대기 행렬로 북새통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한 이 날 서울 곳곳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이 몰려들었다.

오전 11시쯤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검사 대기 인원은 140~150명 정도였다. 선별진료소 운영을 잠깐 멈추는 소독시간(정오~오후 1시 30분)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70명을 넘으며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한 40대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던 학원 옆 반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동선이 겹치지 않더라도 음성확인서를 가지고 가야 다른 학원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 줄에는 이따금 어린아이나 중·고등학생이 섞여 있었다.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검사를 시작하는데, 그전부터 검사 줄이 길게 늘어선다”며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다.

 

“대기 줄 보니 심각한 현재 상황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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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자가 늘면서 주차장이 폐쇄됐다. 이수민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도 대기 행렬로 붐볐다. 검사 시작 1시간 30분 만인 오전 10시 30분 검사자 수는 560번대를 넘어섰고 대기자는 약 120명이었다. 보건소 앞 차도에는 “검사자 폭증으로 주차장을 폐쇄한다”는 안내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강남구보건소 관계자는 “검사받으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대기 줄을 만들려고 어쩔 수 없이 주차장을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갈 곳 잃고 어쩔 수 없이 인도에 오토바이를 댄 강남우체국 우편집배원 김모씨는 “강남우체국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직원 전체 다 검사받으라는 공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내 선별진료소 86곳의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서울맵’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선별진료소 절반 이상인 46곳이 ‘혼잡’으로 나타났다.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혼잡’은 9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선별진료소 줄 너무 길다. 검사받으려다가 코로나19 걸리겠다” “오전 9시 30분인데 대기가 300명이었다” 등과 같은 글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지나가다 봤는데 선별진료소 줄이 너무 길어 현재 상황이 심각하게 느껴졌다”고 적었다.

 

인산인해 선별진료소…몰리는 검사자에 피로도 한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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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 지하도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진 등 검사 인력의 피로도도 다시 치솟고 있다. ‘방역패스’를 위한 음성확인서를 받으려는 시민까지 겹치면서 선별진료소 업무는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선별진료소 운영실을 관리하는 강남구청 관계자는 “최근에 사람이 너무 몰려 주차요원 3명이 검사자 줄 안내 요원을 하는 상황”이라며 “경기도 선별진료소가 오후 6시에 문을 닫고 우리는 오후 9시까지 하니 타 지역 사람들까지 퇴근 후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과 근무는 다시 일상이 됐다”며 “줄이 너무 길어져 오후 8시 30분 이후 더는 대기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 ‘구청장 나와라’ ‘일 안 하고 뭐 하냐’며 욕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보건소에서 검체 분류 작업을 하는 정모(61)씨는 “하루 4200명 검체를 분류하는데 이미 최대치를 넘어 지금도 너무 힘들다. 4500명을 넘어간다면 감당 못 할 것 같다”며 “종일 이것만 보다 보니 눈이 너무 아프다. 인공눈물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밀려드는 검사자 때문에 실수가 가끔 발생한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서울 한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검체 분류를 1시간에 300~350개씩 해야 하는데, 가끔 검체 통에 잘못 꽂히거나 검체가 하나씩 남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한 임시선별진료소는 검사자로부터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설문지에 적게 해 이를 하나하나 엑셀로 옮긴 뒤 검사 결과를 통보한다고 한다.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 전 받던 검사자의 3배 이상인 1000명대 인원이 몰려들며 업무에 착오가 생기는 일이 잦아졌다는 게 관계자 말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권모(25)씨는 “최근 검사자 정보가 누락돼 결과가 대상자에게 제대로 전송 안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문자 누락 건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검사자 개인정보가 잘못 적혀 있어 엉뚱한 사람에게 검사 결과가 통보되는 일도 종종 있다”면서다. 다만 그는 “최근 검사자 폭증으로 진료소 인력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물도 먹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채혜선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