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사흘째...구속수사 엄정대응 ‘약발’ 안먹혔다
时间: 2024-03-01 10:17:00 来源:중앙일보作者:장주영
의대 증원에 반대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에 정부가 엄정대응 원칙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현장을 떠나는 전공의는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진료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날선 공방을 주고받는 등 강대강 대치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47곳 현장점검ㆍ53곳 서면보고)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냈다. 전날 보다 459명이 늘었다. 100개 수련병원은 전국 전공의(1만3000여명)의 95%가 근무한다. 근무지 이탈자는 8024명으로 사직서를 낸 대다수가 업무를 중단했다. 복지부는 앞서 명령을 내린 인원을 제외한 808명에게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어기면 의사면허 정지 등에 나서겠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전날 법무부ㆍ행정안전부ㆍ검찰ㆍ경찰은 합동 브리핑을 갖고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거나 거부를 주도하는 세력은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런 강경대응 기조도 현장의 이탈을 막지는 못한 셈이다.
진료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빅5 등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라 수술을 절반 이하로 줄인 상태인데, 추가로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ㆍ지원센터’에 신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57건이다.
수술 지연이 44건, 진료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5건, 입원 지연은 2건이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의료대란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최소한의 진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이날 의사 숫자 부족의 근거를 두고도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저출산으로 의사 숫자가 부족하지 않다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 등을 내세우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2035년 65세 이상 인구수는 현재보다 70% 늘어나 결과적으로 입원일수는 45%, 외래일수는 13% 증가할 것”이라면서 “2035년 인구가 약 1.6% 감소하더라도 고령인구의 증가로 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은 예정된 미래”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또 의협과 전공의단체 등이 ‘2000명이라는 의대 증원 숫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며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사 확충 속도는 정책적 판단 영역으로 양성 기간과 시급성,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의 증대, 사회 각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소 규모가 2000명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협 비대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사회주의 의료 시스템이 정착된 유럽이나 한국과 완전히 다른 의료 시스템을 가진 미국의 의사 수 추계 기준을 바탕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를 만들었다”며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삼은 연구의 연구자들도 당장 2000명을 증원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2035년에 의사 인력이 1만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바 있다. 연구자들이 의사 숫자 부족을 이야기했을 뿐 증원의 규모를 2000명으로 주장한 적이 없다는 것이 의협의 지적이다.
비대위는 “의사는 은퇴 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아 사실상 일상생활이 가능한 연령까지는 지속적으로 의료업에 종사하고 있어 일반 직장인보다 오래 일한다”며 “1980~90년대 의대를 많이 신설해 활동 의사 중 30~50대 젊은 연령 의사 수가 외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높다”고도 했다. 이어 “정부는 사실 확인을 하기도 어려운 다양한 숫자들을 선택적으로 나열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제 그만 거짓말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정부와 의협의 공방은 23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TV토론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복지부에서는 박민수 차관이, 의협에선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