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덜 산 잼버리 조직위… 여가부는 “준비완료”그래픽
时间: 2025-04-11 05:09:00 来源:동아일보作者:고도예 기자
온열질환자 속출과 위생 불량 논란이 빚어진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조기 파행에는 운영 주체였던 조직위원회와 주무 부처였던 여성가족부, 대회를 유치한 전북도의 부실한 대처 등 ‘총체적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화장실이나 세면장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청소 전담 인력이 없는데도 조직위원회는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고, 여가부는 이를 뒤늦게 알고도 국무회의에 “준비 완료”라고 허위 보고를 했다.
감사원은 허위 보고 등에 관여한 공무원을 포함한 6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고 여가부와 전북도 공무원 등 5명을 징계하라고 통보했다. 퇴직한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과 최창행 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등 7명에 대해서는 공무원으로 재임용할 경우 참고할 수 있도록 비위 행위를 인사 기록으로 남기라고 했다.
● 감사원, “야영장 부지 선정부터 소홀”
감사원이 10일 공개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잼버리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전북도는 2015년 새만금의 관광레저용지 1지구를 후보지로 정하면서 야영에 적합한지, 매립이 필요한지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현장에서 육안으로 둘러보고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은 새만금호와 접해 있고, 지반 높이가 낮아 호우 시 침수되는 지역이었지만 당시 담당 과장부터 부지사까지 부지 매립 없이도 행사 개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농지기관리기금을 투입해 부지를 매립하기로 결정한 것도 패착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845억 원의 기금을 투입해 잼버리 부지를 매입했지만 잼버리 야영장으로 사용한 뒤에는 농지가 아닌 관광레저용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배수시설 확충을 하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잼버리 기간 야영지에 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있는 등 ‘진흙탕 야영장’ 현상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전북도는 유치 과정에서 한국연맹 측에 “새만금개발청이 9518억 원을 들여 개발할 땅”이라거나 “10만 그루 포플러 나무를 심을 것”이라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긴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감사원에서 “정부 지원이 충분했다면 배수가 잘됐을 것이고, 개최계획서에 ‘새만금청 주관’이라고 적은 것은 새만금개발사업의 주체라는 뜻으로 작성한 것으로 허위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 조직위, 화장실 청소 지적하는 총리에게 “뭐가 그렇게 대수”
조직위원회도 잼버리 개최를 앞두고 주먹구구식 운영을 이어갔다. 조직위의 최 사무총장은 “수돗물을 마시면 된다”며 참가자들에게 생수를 1인당 하루 1병 주는 것으로 계산해 부족하게 구입하도록 했다. “폭염 물자로 실효성이 없다”며 얼음 구매도 중단하도록 했다. 이는 2023년 8월 잼버리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물과 얼음 부족을 호소해 민간으로부터 기부를 받는 일의 원인이 됐다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조직위는 화장실 청소 등 현장 용역을 맡기로 한 업체가 “청소 업무 관련 10억 원을 추가로 달라”고 요구하자 오히려 청소를 하지 말라고 면제해줬다. 이후 조직위는 다른 전담 청소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이는 “비위생적인 화장실” 등이 문제가 돼 대회 사흘 만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 점검을 나가 직접 화장실 변기를 닦는 일로 이어졌다.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은 감사원에서 “한 총리가 화장실 청소가 안 된 곳이 있다고 했는데 최 총장이 ‘화장실 청소가 제대로 안 된 게 뭐가 그렇게 대수입니까’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대회 현장에선 ‘화상벌레’에 물린 피해자가 속출했는데, 조직위는 애초에 방제 용역을 방역 전문가가 한 명도 없고 방제 용역을 수행한 적도 없는 회사에 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여가부는 장차관이 6차례 현장점검을 나가면서도 절반인 3번은 야영지 내부를 둘러보지도 않았다. 여가부는 대회 일주일 전 화장실과 세면장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국무회의에서는 “시설 설치가 완료됐다”고 보고하는 등 이를 숨겼다.
이에 대해 전북도와 여가부는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