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퉁방(楊通方) 교수님의 본관은 호남(湖南) 봉황(鳳凰)이다. 1924년 7월 24일 사천(四川) 서창(西昌)의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나셨다. 1943년 겨울, 서창중학교 고등부를 졸업하셨다. 1945년 여름 중경(重慶) 국립상업전문학교에 입학했다가 학생들의내전 반대 시위에 참가했기 때문에 학교로부터 제명되셨다. 이듬해 봄 국립동양어전문학교 한국어학과에 입학해 한국어와한국문화를 배우기 시작했고, 1948년 여름 국립한성대(이후 서울대학교로 개명) 문리대 사학과에 입학해 한국사를 전공하셨으며, 한성화교중학교에서 문사 과목을 가르치셨다.1950년 6월, 6·25전쟁이 발발하자 갖은 고난을 거쳐 연말에 돌아오셨고, 1951년 8월부터 북경대학교 동방어문학과에서 조교·강사·부교수·교수를 역임하셨다.

양 교수님은 북경대 조선어 학과의 첫 중국인 교사다. 교수님의 조언 덕분에 북경대 조선어학과는 1950년대에 조선 개황·역사 등 과목이 개설되었다. 양 교수님은 몸소 강의를 진행하고 통역 수업도 개설하셨다. 양 교수님은 <조한사전><한조사전>을 편찬하기로 한 연구실의 주관으로 몇 년에 걸쳐 동료들과 함께 편찬을 마치셨다.

양 교수님은 당시의 역사적 환경에서 오랫동안 역경에 처하기도 했는데, 개혁개방 이후에 이르러 중한 관계가 점차 개선됨에 따라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치셨다. 그동안 중한 역사관계라는 학문 분야에 관한 <선진~후당시대 중국과 신라의 관계><중외문화교류사><한문화논강><한당시대 중국과 백제의 관계> 등 다양한 저술을 발표하셨다. <한문화논강>으로 중국의1991-1994년 고등학교 우수저작상을 받으셨다. 

양 교수님은 우리나라 한국학을 연구하는 기초를 세운 분이다. 1991년 고려대 전 총장이자 한국사회과학원 이사장인 김준엽 선생의 도움으로 북경대 한국학연구센터를 설립하셨다.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친히 연구진을 이끌고 관련 학술기관을 통합하여 한국학 각 분야 연구를 수행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고, 한국학의 학술연구를 추진해 한중 학술문화 교류에도큰 역할을 해주셨다. 고려대는 양 교수님께 한국학 연구 성과와 중국의 한국학 연구 촉진, 한중 학계의 학술·문화 교류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양 교수님이 학문을 하는 것은 사람 됨됨이와 같고, 사람 됨됨이는 학문을 하는 것과 같다. 그의 됨됨이와 학문을 두 글자로 요약하면 ‘소박함’이다. 생활과 일에 어려움과 억울함이 있지만 그는 아무런 원망 없이 학과와 연구센터, 그리고 학교를 위해 열심히 근무하셨다. 호언장담하는 일도 없었고, 불평하는 모습을 보인 적도 없었다. 그는 원래부터 말을 잘 하지 않고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항상 겸손한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책임과 사명은 인간의 중요한 척도이다. “늙은 천리마가 마구간에 엎드려 있어도 뜻은 천 리에 있다”는 명언을 빌려 양 선생의 춘추, 작위, 야망과 심경에 비유하는 것이 적절할지도 모른다.

   북경대 교수들와 학생들은 양 교수님을 영원히 그리워하고, 인간으로서 학문하는 정신을 이어받아 그의 중요한 학문적 성과를 발양하고, 국가와 인민의 교육에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다. 

양통방 교수님께서는 천고에 이름을 남기실 겁니다!